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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시간/만화이야기

신과함께 - 저승편 삼신할머니 이야기(당금애기-제석본풀이)&여자 꼬시는법


삼신할머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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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불에는 관심없고 잿밥에만 관심있는 땡중

 

옛날 하늘나라에 시준님이란 분이 살았다. 하늘나라에 살다가 인간세상으로 내려와 서천서역땅 개비랑국이라는 곳에 태자의 몸으로 태어났는데,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속세에 염증을 느껴 왕의 옥새는 숨겨두고 황금산에 들어가서 자연을 벗삼아 풍류를 즐긴다.

놀고먹던 어느날 바람이 불더니 어디선가 염주알이 하나 날아와 시준님앞에 떨어지는것이다. 땅에 염주알을 심었더니 나무가 자라나는데 그놈의 열매가 생긴꼴이 염주였다. 알고보니 염주알은 염주나무의 열매였던것이다.(스님들이 목에 거는 그 염주)

시준님은 이것이 나의 길이라는 생각을 하고는 염주를 목에 걸고는 도를 닦았다. 6년 도를 닦으니 깨달음을 얻어 산을 내려오니 그 행색은 거지꼴인데 등뒤로 후광이 비쳤다고 한다. 후광이 나니 사람들이 시준님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인기가 터져나갈지경이었다.

이세상 저세상을 두루 다니던 시준님은 해동조선에 다다라 그동네의 가장 미녀가 당금애기라는 소문을 듣고 당금애기를 꼬시기로 마음먹고는 자신만만하게 집을 찾아가 문을 두드린다.


  당당한 남자의 여자꼬시는법  


그날 당금애기네 집에는 부모님이 유랑을 가시고 아홉명씩이나 되던 오라버니들은 일때문에 출타중이었다. 말그대로 빈집이라는 소리...

이를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준님은 문앞에서 염불만 주구장창 외우고 있는다. 당금애기는 처음에는 시녀를 시켜 내쫒으라고 하지만,

이남자 끈기가 보통이 아니었다. 다시한번 시녀를 시켜 그를 내쫒으라고 내보내는 찰라, 당금애기는 문틈사이로 시준님의 후광을 보고야 말았다. 이를 눈치채고는 시준님은 당금애기에게 강렬한 눈빛을 쏘면서 한마디 날린다.

"서천서역땅 금불암 화주승이 당금애기께 시주를 청하나이다."

- Game over -


  꼬시는법 1. 부탁하라

 


『여러 연구결과에서도 상대방에게 충분히 들어줄만한 간단한 부탁들을 하게되면, 여자들은 뭐 별거아닌데 하고 들어주다가 어느순간 '내가 왜 이남자의 부탁을 들어주는거지?'라는 생각을 하게되고,

'혹시 내가 이 남자를 좋아하나??그런거야??그렇겠지??' 라고 자기합리화를 한다고 한다.

실제로 이 방법의 포인트는 그런 심리적인것도 있겠지만 꼬심의 기본은 대화다. 부탁과 감사가 오가는 대화가 오래되면 호감이 싹틀수 밖에 없다. 그게 아니더라도 적어도 싫어지지는 않겠지...』


당금애기는 당황한 기색을 억누르고 거절의 의사를 밝혔지만, 속내를 들킨다음에야 속수무책 이남자의 꾀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그럼 스님 어떤쌀로 드릴까요? 아버님 먹던 쌀을 드릴까요?"

"그 쌀은 누린내가 나서 안되겠소이다."

"그럼 어머님 쌀을 드릴까요?"

"그 쌀은 비린내가 나서 안되겠소."

"그럼 오라버님들  쌀을 드릴까요?"

"그 쌀은 땀내가 나서 싫소."

"그럼 어떤쌀을 드려요?"

"당금애기씨가 먹던쌀로 손수 퍼다 주시오."


땡중주제에 뻔뻔함이 이루말할 수 없었지만 당금애기는 이남자의 매력을 피할 수가 없었다. 시준님의 쌀푸대를 받아서 쌀독으로가 쌀을 담는다. 쌀을 담아서 드는데!!

부왘!

쌀푸대 밑이 터진것이었다.


  꼬시는법 2. 함께하라

 


『같은 모임에서 연애스캔들이 잘 터지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같이 무언가를 하게되면 혐동심이 자연스레 호감으로 변하게 되고, 힘들때 건네는 한잔의 커피한잔이 달콤한 술한잔보다 강할 수도 있는 것이다. 동료애가 애정으로 변하는 것은 당연한일.』


당금애기는 어쩔줄을 몰랐다. 이놈의 땡중의 쌀푸대가 밑이 터져서 쌀이 다 쏟아졌다.

가서 빗자루를 가지고 쓸어담으려하는데, 이놈의 땡중 하는말이 가관이다.

"부처님께 올릴쌀인데 빗자루로 쓸어담으려하다니, 가서 젖가락갖고와서 한톨한톨 주워담아주시오!"

매력이 강하긴 강했나보다. 보통 사람이라면 소금을 뿌려내쫒았을텐데 당금애기는 아무소리 안하고 젖가락을 가져와 쌀톨을 줍기 시작한다. 물론 시준님도 옆에와서 거든다. 그렇게 당금애기는 둘이 서로 가까워져 가는것도 모르고 쌀줍는데 정신이 팔려있다...


  꼬시는법 3. 자연스러운 스킨쉽

 


『어떤 연애의 도사라해도 결국 마지막에 하는 말은 자연스러운 스킨쉽이 골인으로 가는 목적이자 최고의 수단이라고 한다. 몸이 부딪히게 되면 애정이 싹틀 수 밖에 없다. 몸을 같이 부딪히는 운동이나 활동에서의 연애스캔들은 너~무~나도 비일비재해서 이에대한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것이다.』


당금애기는 쌀을 다 담아 시준님한테 건네며 이제 시간이 늦었으니 어서 가라고 한다. 하지만 되려

"아니 늦었으면 재워줘야지, 내쫒으면 어쩐단 말이오."

라는 시준님.

당금애기도 싫지는 않았나보다, 방을 내준다 하니

아까 쌀에서와 같이 아버님방은 누린내, 어머님방은 비린내, 오라버님방은 땀내 때문에 잘 수가 없으니 당금애기씨네 방 구석에서 잔다고 떼를 쓰는 시준님이었다.

- 오빠 몬믿나?

어이없어 하면서도 자기방으로 데려가는 당금애기, 병풍으로 방을 갈라 이쪽으로 넘어오지 말라고 한다. 시준님은 알았다고 하면서 도를닦으며 익힌 신통력으로 당금애기를 재워버린다.


(중략)


잠에 빠진 당금애기는 꿈을 꾼다.

오른 어깨에는 달이 보이고, 왼쪽어깨에는 해가 보이는 사람이 구슬을 세개 건네주는데 그것을 받아 옷고름에도 넣어보고 허리춤에도 넣어봤다가 꿀꺽 삼키는 꿈...


  역시 마지막은 - 내아를 낳아도

 


잠에서 깬 당금애기는 시준님을 깨우면서 꿈얘기를 하는데, 날벼락같은 한마디

"이제 곧 아이를 낳을 꿈이니 부디 잘키우시오."

그리고는 떠나버린다. 

졸지에 미혼모가 된 당금애기, 집안식구들한테는 이를 숨기고 말을 하지 않았는데 진짜 그 불한당의 말대로 배가 불러오는 것이다. 이를 눈치챈 집안식구들의 추궁이 있었다. 결혼도 안한 처자가 임신이라니...

그때까지만해도 부정한 여식에 대한 조치는 가혹했나보다. 

가족회의를 열어 내린 결정은 바로,


그녀를 죽이는 것이었다...



  쫒겨나는 당금애기  

눈물을 흘리는 오라비들이 칼을들어 당금애기를 내려치는데 이게 왠일? 죽으라는 사람은 안죽고 칼만 뚝뚝 부러지는 것이다.

이때 당금애기의 어머님이 나서서, 이는 하늘의 뜻인듯하니 차라리 뒷산 돌구멍에 넣어놓고 죽을 운명이면 하늘이 죽일테고, 정 살릴운명이라면 죽지않고 살아나올것이라고 하며 가족들을 설득한다.

차마 꽃같은 동생을 죽이기는 싫었던 오라비들도 동의하고 당금애기를 뒷산 바위구멍에 넣어두고 며칠이 지났다.

어머니가 뒷산에 올라가 당금애기가 궁금해 돌구멍안을 들여다 보는데, 안에서 아기 울음소리들이 들리는것이 아닌가, 어머니는 급히 당금애기와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내려와,

이들의 운명은 하늘이 결정해 주실것이니 우리는 해칠 수 없다고 하며 이들을 간호한다.


  뿌리를 찾아서

 


당금애기는 남자아이 셋을 낳았는데 이들은 건강히 자나라 이제 장성하게 되어 이런이야기에는 늘 있는 아버지의 정체에 대해 묻기 시작한다.

당금애기는 시준님이 떠날때 주었던 박씨 세개를 꺼내 아이들에게 건네면서 이것이 아버지를 찾는 단서가 될 것이라고 한다.

삼형제가 박씨를 받아 땅에 심으니 박씨가 쭉쭉 돋아나 길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삼형제는 아버지를 찾는 여행을 떠난다.

머니먼 길을 걸어 서천서역땅에 도착한 삼형제는 아버지인 시준님을 만나 자신들이 당신의 아이라고 하지만 시준님은 이를 믿지 않았다. 그 넘지는 매력으로 여기저기 동네마다 아들들을 두었나보지...

그러면서 진짜 자기 아들이라면 나에게서 신통력을 물려받았을 터이니 귓산에 올라가 죽은지 삼년이 지난 소뼈를 주워다가 살려내어 보라고 한다.

삼형제가 가서 소뼈를 찾아 손을갖다댔는데, 이게 왠일?

진짜 소뼈에서 살이 돋아나 살아있는 소가 되는것이다.

그다음에는 짚으로 닭을 만들어보라고 하니, 진짜 짚에다가 손만 갖다대니 생닭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삼형제와 시준님의 피를 내어 한그릇에 담으니 서로의 피가 뭉치는 것이었다. 

혈액형의 응집반응 바로가기

피로확인한 네부자는 반가움에 서로 끌어안았다.


  해피엔딩

 


삼형제는 시준님에게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하니,

큰아들은 청산, 둘때는 황산, 셋째는 백산이라 지어주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나타난 우리의 당금애기,

청산은 삼사월에만 청산이지 구시월에도 청산이겠냐며 첫째는 형불,

황산은 구시월에만 황산이지 동지에도 황산이겠냐며 둘째는 재불,

백산은 동지섯달에나 백산이지 오뉴월에도 백산이겠냐며 셋째는 삼불,

이라고 이름짓자고 한다.

부인의 바가지에는 어쩔도리가 없는법, 게다가 자신은 애만 만들어놓고 도망간 무책임한 아비가 아닌가.

그녀의 청을 들어 그렇게 세 형제는 세 부처, 삼불제석 제석신이 되어 아직까지 세상사람들을 구원하고 복을 나누어주고 있다고 한다.

당금애기는 뭐가되었냐고?

집집마다 아이를 점지하여주시고 병없이 자라나게 도와주는신, 삼신할머니가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