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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시간/만화이야기

신과함께-신화편 차사전 (강림도령은 부인이 18명?빠져있는 강림도령의 이야기,강림도령과 염대대왕이 사이가 나쁜이유)


강림도령전

(웹툰 '신과함께'에서는 아직 강림도령 이야기를 다루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다룰 수도 있겠죠. 

이 포스팅은 그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알기싫은 분은 절대 보지마세요.)

강림도령은 부인이 18명이나 되었던 호방한 상남자였다. 그림은 일본에서 리메이크한 '신과함께'의 강림도령


 불길한 예언

 

옛날 동경국이라는 나라에 버물왕이라는 임금이 있었는데 자식복이 없는지, 9형제중에 위로 셋, 아래로 셋을 잃고 중간에 삼형제만 살아있었다. 자식의 줄초상을 치르고 나니 자식에 대한 걱정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어느날이었다. 삼형제가 밖에나가 놀고있는데 길지나던 스님이 삼형제를 보고 혀를 차는 것이었다.

"다른 복은 넘치는데 명이 짧아 전부 삼년을 넘기지 못하겠구나"


 삼형제의 모험

 

스님의 예언을 전해들은 버물왕은 다급히 스님을 다시 찾아 삼형제를 살릴 수 있는 방도를 물었다. 스님은 이 집에서 아이들을 내보내 삼년간 여행을 떠나면 아이들을 살릴수 있다고 하였는데, 혹 광양땅을 들리거든 그 동네에 사는 과양생이라는 인물을 조심하라 이른다.

이에 삼형제는 목적지도 없는 여행을 떠나게 되고 삼년간 전국을 유랑하게 되었다. 삼년이 거의 다 되어갈 무렵 삼형제는 문제의 광양땅을 지나게 되는데, 집에 돌아갈 부푼기대에 삼형제는 스님이 일러주었던 주의사항을 까먹고 있었다.


 꽃에는 가시가 있나니

 

정해진 운명이란 어쩔수 없는 것인지, 광양땅을 지나던 삼형제는 이상하게 배도 고프고 발걸음을 떼기 힘들어 그 땅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와중에 그들은 기와집 하나를 발견하게 되고 잠시 쉬어나 갈까하고 대문을 두드리는데, 

온몸에서 색끼가 좔좔 흐르는 여인이 나와 그들을 반기며 자기방으로 들여 술과 안주까지 내오는것이 아닌가!

미모에 혹한 삼형제는 여인이 주는 술을 마시고 더이상 일어나지 못했다...


 부부 퍽치기단

 


삼형제를 골로보낸 그 여인은 과양각시로 남자를 홀려서 재물과 생명을 빼앗는 꽃뱀이었다. 그리고 병풍뒤에서 남자하나가 튀어나와 삼형제의 시체를 들춰업고 뒷천당 연화못에다가 큰 돌을 메달아 풍덩 빠트리는데 그가 바로 그 여인의 남편이자 스님이 일러준 과양생이었다.

며칠뒤 과양각시가 연화못을 지나는데, 연못에 난데없이 삼색꽃이 피어서 그녀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자세히 살펴보니 맨 앞의 붉은 꽃은 벙실벙실 웃고있고, 가운데 노란 꽃은 구슬프게 울고, 맨 뒤의 파란 꽃은 성질을 버럭버럭 내고 있는것이 가히 신기할 노릇이었다. 과양각시가 그 꽃을 꺾어다가 붉은 꽃은 대문에, 노란 꽃은 샛문에, 푸른 꽃은 뒷문에 꽂았더니 집안이 화사해 지는 것이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니 이놈의 꽃들이 집밖에 나가려고 하면 붉은 꽃이 앞머리채를 잡아끌고, 들어오려하니 뒷머리채를 잡아끈다. 또 밥상을 들이려고 하니 노란꽃이 앞머리채를 잡아끌고, 내가려하니 뒷머리채를 잡아끄는것이다. 또 뒤뜰에 장을 뜨러 나가려고 하면 푸른꽃이 앞머리채를 잡아끌고, 장을 떠서 들어오려하니 또 뒷머리채를 잡아끄는 것이다.

성질더러운 과양각시는 그 꽃들을 도로 뽑아 숯불에 태워버린다. 그런데 이게 왠일?

화로에 재는 없고 삼색구슬이 나오는 것이었다.


 부모는 어쩔수 없는 부모

 

달콤스럽게 생긴 삼색구슬을 과양각시는 먹어버린다. 입에 살살녹는것이 맛이 그리 좋았는데, 먹고나서 몇달 지나고 나니 배가 불러오기 시작한 것이다. 열달이 되니 아들 3쌍둥이를 순산하고 그동안 자식이 없어 걱정하던 과양부부는 좋아서 어쩔줄을 몰랐다.

아들 셋을 한번에 득남한것도 좋아죽을 일인데, 아니 이놈들이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못하는 것이 없는 것이다. 과거에도 삼형제가 동시에 급제를 하니 과거에는 나쁜짓을 일삼고 숨어살던 부부는 콧대가 하늘높은줄 모르고 치솟았다.

과거에 급제하고 돌아온 삼형제가 부모님께 예를 올리고 큰절을 하는데, 

아니 이놈들이 절을 하고는 일어날 줄을 모르는 것이었다. 그렇게 삼형제가 동시에 죽고말았다. 어이상실.


 해결사의 출현

 

자식이 영문도 모르고 그것도 셋씩이나 비명횡사하니, 과양부부는 미치고 팔짝뛸 노릇이었다. 결국에는 광양땅의 김치원님에게 가서 아들이 왜죽었는지를 밝혀달라고 생떼를 쓰는데, 김치원님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으랴. 무시도 해보고, 엄포도 놓아보고, 뭐라도 해보았지만 천성이 무식한 이 부부를 당해낼 수가 없었다. 고민하고 있을 때 그의 아내가 답답한 듯이 말했다.

"그렇다면 강림도령이 출동하면 어떨까요?"


 해결사도 사람인데...

 


강림도령은 지방사령중에 하나로 그 능력도 뛰어나고 성격도 호방해 아내가 열여덟이나 된다고 하였다. 하지만 강림도령이라한들 갑자기 죽은 아들의 사인을 어찌 밝혀낸단 말인가, 그런데 아내의 그다음 말이 더 가관이다.

"아들들이 죽었으니 저승에 보내서 염라대왕을 불러오면 되겠네요."

어처구니 없지만 자기도 어찌할 방법이 없으니 일단 부인을 믿어보기로 하고 새벽에 사령들을 긴급소집하였는데,

하지만 그때 희대의 호남아 강림도령은 열여덟번째 부인의 장모생신잔치에서 술을 먹고 소집에 지각을 하고 만다.

꼬투리를 잡은 김치원님은 그 죄를 물어 죽기 싫으면 저승에 가서 염라대왕을 잡아오라 명한다.

죽으면 가는게 저승인데...


 역시 조강지처뿐

 

당장은 목숨이 급해 염라대왕을 잡아온다고 약조하고 풀려난 강림은 걱정이었다. 산사람이 어찌 저승을 간단말인가. 첩들집을 전전긍긍하고 고민상담을 하는데 이놈의 첩들의 대접이 쌀쌀맞기 그지없었다. 이제 죽은목숨이 뻔하니 제살길 찾기에 바쁜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것이 본처 각시의 집이다. 그런데 본처만이 그를 따뜻하게 반겨주며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본처라고 답을 알리가 없다. 다만 문전신 조왕신께 기도하는것 밖에 없었는데, 기도를 드리고 깜빡 잠을 드니 꿈에서 누군가가 나타나 남편을 빨리 저승으로 보내라하며 방도를 일러주었다.

다음날 아침 본처각시는 강림에게 저승 증표와 시루떡 한짐, 바늘 한삼을 옷섬에 찔러주며, 혹 길을 가다가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면 꼭 그분들을 공대하라고 알려주며 서방의 배웅한다.

조강지처(糟糠之妻) 술재강과 겨로 끼니를 이을 만큼 구차할 때 함께 고생하던 아내라는 뜻


 저승길

 

허세당당하게 길은 떠났는데 저승가는 길을 강림이 알 턱이 없다. 그냥 정처없이 앞만 보고 걸어가는데 앞에 할머니 한분이 보인다. 부인의 말이 생각난 강림은 할머니한테 넙죽 절을 하면서 아내가 준 시루떡을 드린다. 할머니도 주머니에서 떡을 꺼내서 강림한테 건네는데 신기하게도 맛이 똑같은 것이다. 놀란 강림이 할머니한테 이유를 묻자 할머니가 버럭 성을 내면서,

"이놈아 내가 니네집 조왕할미다. 네놈 하는 짓은 괘씸하나 큰각시의 정성이 갸륵해 길을 인도하니, 저쪽길로 다가보면 일흔 여덟 갈림길이 나오니 니놈이 알아서 찾아가거라."

하는 것이다.


할머니가 일러준데로 걸어가다보니 진짜 일흔여덟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거기에는 할아버지 한분이 계시는것이었다. 요령을 익힌 강림은 이번에도 할아버지한테 절을 넙죽하고 시루떡을 드리고 욕을 먹는다.

"이놈아 내가 니네집 문전할애비다. 네놈 하는짓은 괘씸하나 큰각시의 정신이 갸륵해서 길을 인도하니, 일흔 여덟갈림길 중에 저쪽길로 가거라!"


문전할아버지가 일러주신 길로 가다보니 이번에는 길을 고치던 길나장이가 낮잠을 자고있는것이었다. 강림은 자고있는 길나장이 곁에 떡을 놓고 근처에 숨어서 길나장이가 일어나길 기다린다. 잠에서 깬 길나장이가 근처에 있는 떡을 보고 냉큼 집어먹으니, 숨어있던 강림이가 뛰쳐나와 하는말이

"내떡 쳐먹었으니 저승가는 길을 알려주시오!"

길나장이는 강림이한테 저기 헹기못 연못에 퐁당 빠지면 원하는 것을 찾을 것이라고 일러주고, 강림은 헹기못 연못을 찾아간다. 헹기못 연못에는 저승삯이 없어 저승을 못가는 원혼들이 바글바글하는 것이다. 강림은 마지막 남은 시루떡으로 원혼들을 유인하고 연못으로 뛰어든다


 염라대왕 협박하기

 

연못을 지나고 나니 눈앞에 커다란 문이 나타나는데 그 문이 바로 염라궁으로 향하는 연추문이었다. 그앞에서 태평하게 잠자면서 기다리던 강림은 염라대왕의 마차가 지나가자 마차를 기습하고 신출귀몰한 무공으로 호위들을 다 쓰러뜨리고 염라대왕의 마차를 납치하고 그를 협박한다.

어처구니 없는 염라대왕은 사정을 알겠으나 지금은 급한용무때문에 따라갈 수가 없으니 이승에 가서 기다리면 내가 가서 처리해주리라 약조한다. 염라대왕은 강림의 등짝에 저승글을 써주고 돌아가는길을 안내해줄 백강아지를 붙여준다. 백강아지의 안내를 따라 가니 처음 들어왔던 헹기못이 나왔는데, 이놈의 미친개가 갑자기 강림의 앞목을 물고 헹기못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놀라서 기절한 강림은 깨어보니 이승땅에 누워있었고, 개한테 물린 자국때문에 남자의 목젖이 튀어나온 것이라 한다.


 극적인 연출은 항상 필요한 법 

 

이승땅에 돌아온 강림은 사랑스러운 본처를 찾아가 감사의 말을 전하며 부부간의 회포를 푸는데, 평소 강림의 본처를 마음에 두고있던 이웃집 김씨가 이를 목격하고는 이를 김치원님한테 고해다 바친다.

오랜만에 만난 부인과 사랑을 나누고 있던찰라, 포졸들이 들이닥쳐 강림도령을 포박해서 하옥시킨다. 그럼에도 당당한 강림도령은 곧 염라대왕이 오실테니 놀라지나 말라고 큰소리를 떵떵친다.

열받은 김치원님은 강림에게 체벌을 가하고 있는데, 갑자기 마른하늘에 구름이 피고 무지개가 서더니 김치원님 앞에 염라대왕이 나타나서 호통을 친다.

"니가 어찌 감히 나를 불렀는고?"


 솔로몬의 선택 

 

진짜 염라대왕이 나타나자 모두 벌벌떠는데 강림은 아직도 기세가 등등해 과양생이 아들 삼형제가 한날한시에 태어나 한날 한시에 죽은 연유를 묻는다.

염라대왕은 전부를 이끌고 과양생이가 아들을 뭍은 앞밭으로가서 무덤을 파보라하는데, 무덤을 파니 아이들의 시체가 없고 칠성판만 묻혀있다.

이번에는 연화못으로 가서 자기가 갖고 있던 금부채로 연못을 세번 때리니 연못물이 싹 말라버렸고, 그 안에는 버물왕의 아들 삼형제의 시체가 있었다. 염라대왕이 금부채로 그들을 세번 때리니 삼형제는 모두 살아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염라대왕은 먼저 과양생이 부부에게 묻는다.

"이들이 너희 아들이냐?"

"네, 저희 아들과 똑같습니다."

염라대왕은 이번에는 삼형제에게 묻는다.

"이사람들이 너희 부모냐?"

"이자들은 저희 부모가 아니라 원수입니다!"

삼형제가 과양생이 부부에게 죽이려고 달려들자 염라대왕은 원수는 내가 대신 갚아줄테니 너희는 어서 기다리는 부모곁으로 가라 이른다. 

그리고는 과양생이 부부의 사지에 소를 묶어 사방으로 몰아서 부부의 몸을 갈갈이 찢어버리고 산산조각내서 바람에 날려버리니, 살아서 남의 피 빨아먹던 버릇을 못버리고 부부는 모기와 각다귀로 환생한다.


 강림도령 이직

 

일을 마친 염라대왕은 김치원님에게 강림이 마음에 드는데 강림도령을 저승차사로 쓰겠으니 달라고 한다.  그러나 저승까지가서 염라대왕을 잡아오는 부하를 내어줄 리가 없었다. 김치원님이 싫다고 하니 염라대왕은 그럼 반반씩 나눠가지자고 제안한다.

결국 육신은 김치원님이, 영혼은 염라대왕이 가져가기로 한다. (본인의 생각은 물어보셨는지들?)

염라대왕이 강림의 영혼을 데리고 저승으로 떠나고 나서 김치원님은 강림에게 공을 치하하는데 영혼이 없는 육신이 움직일리가 없다. 

본인 의사도 묻지않고 데려갔으니 강림도령은 염라대왕한테 항상 툴툴거리고 개기는듯 ㅋ


 삼천갑자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강림을 데려간 염라대왕은 그동안 골머리 앓던 일을 하나 강림에게 맡기는데, 그것은 삼천갑자(1갑자는 60년) 동안 저승차사를 피해다니면서 살아남은 동방삭을 잡아오는 것이었다. 저승차사가 죽을 사람을 찾아서 이름을 불러줘야 영혼이 빠져나와서 저승으로 데려갈 수가 있는데 동방삭이라는 사람은 어찌나 교묘한지 차사들을 전부 따돌리는 것이다.

강림은 꾀를내어 동방삭이 있을만한곳을 수소문해서는 개울가에가서 숯을 씻기 시작한다. 지나는 사람마다 그 모습을 보고 의아해서 물으면,

강림은 백일동안 숯을 씻으면 숯이 하얘진다고 대답했다.

어느날 백발성성한 노인이 지나가다가 그 말을 듣더니 껄껄 웃으며 한다는 말이,

"내 삼천년을 살면서 그런말은 처음들어본다!!"


"잡았다 요놈" - 강림